나는 살아간다, 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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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dio숲Ⅰ 100

진실을 위하여..

공부를 해야겠습니다..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옳다고 믿어온 것이 사실은 아닐 수도 있다는.. 그동안 배운 것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잘못된 것을 진실로 알고 살아왔을 수도 있다는.. 정신이 번쩍드는 생각이였습니다.. 책에서 읽고 교과서에서 배운 것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이미 알게 되었지만.. 어쩌면 더 많은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것은.. 어리석음이 아니라 나태함입니다.. 알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모른 척 지나쳤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공부를 시작하려 합니다.. 이번에는 제대로 알기 위해서.. 진실의 편에 서기 위해서.. 스스로의 삶에 당당하기 위해서.. 다시 시작합니다..

Radio숲Ⅰ 2011.12.20

아직 남아있구나..

길을 걸으며 생각했습니다.. '아직 가을이 남아있구나'.. 다 지나간 줄 알았던 계절이.. 여전히 남아있었습니다.. 오히려 더 눈부신 빛깔로.. 선명하게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잠시 내린 비에 젖은 단풍이.. 시리도록 아름다웠습니다.. 바람은 좀 더 차가웠지만.. 기분은 좋았습니다.. 길을 걸으며 당신을 생각했습니다.. 옆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함께 걷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마터면 돌아보며 말을 걸뻔 했습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님을.. 당신생각을 하며 알게 되었습니다.. 가슴에 남아있는 한.. 언제나 함께라는 것을.. 당신을 생각하며 걸었습니다.. '아직 사랑이 남아있구나'..

Radio숲Ⅰ 2011.12.04

소방관을 위한 기도..

하루에도 몇 번 사이렌 소리를 듣습니다..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가 급하게 달리며 내는 사이렌소리는.. 어느 정도 익숙한 도시의 풍경이기도 합니다.. 생명을 구하러 가는 길이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던지는 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쉽게 외면하며 삽니다.. 타인의 불행을 외면하지 않는.. 숭고한 정신은 우리가 세상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가게 하는 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타적인 희생은 고개를 숙이게 합니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험한 직업에 속하는.. 소방관 둘이 순직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불길속으로 뛰어드는 그들의 걸음에 대해.. 생각하게 됩니다.. 미국의 소방관 스모키 린이 쓴.. 어느 소방관의 기도를 마음으로 따라 읽으며.. 가슴에 내리는 비로.. 고귀한 두 영혼에 빚진 인사를 합니다.. ..

Radio숲Ⅰ 2011.12.03

남아있는 기억..

많은 것이 사라져갑니다.. 어쩌면 더 많은 것을 보내며.. 남아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떨어지는 낙엽처럼 눈에 보이는 것 말고.. 모르는 사이에 멀어지고 있는지도.. 항상 궁금했던 것이 있습니다.. 이별의 순간에.. 우리는 누가 떠나는 것인지.. 누가 남아있는 것인지.. 남아있다면 무엇을 기다리는지.. 떠난다면 어디로 가는 것인지.. 모두가 떠나버리면.. 함께했던 날들은 기억에만 남는 것인지.. 낙엽처럼 쌓인 추억속에서.. 얼마나 더 헤매어야하는지.. 기억한다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는지.. 간직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언제쯤 당신에게 물어볼 수 있을지..

Radio숲Ⅰ 2011.11.27

그 바람속에..

서성거리던 그림자를 보았습니다.. 떠날 준비를 하는 계절의 끄트머리에서.. 잔영처럼 남아있는 선명한 빛깔.. 올려다 보고, 바라다 보다가.. 한참을 제자리에 서있었습니다.. 이제 다시는 못보겠지요.. 그리운 마음.. 아쉬운 마음.. 고마운 마음을 보탭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둥지를 가졌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은 바람을 피하는 임시공간일 뿐.. 생명은 길위에서 시작되고.. 길위로 사라져가는 서사시와 같지요.. 당신으로 부른 노래도 저물고.. 감사의 가슴은 기도로 바뀌었습니다.. 아름다웠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아마도 오래 기억할 것입니다, 당신을..

Radio숲Ⅰ 2011.11.22

계절이 지나간다고..

계절이 지나간다고 그랬지요.. 계절만 지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도 지나가고, 마음도 변해갑니다.. 모든 것이 마치 흘러가는 강물처럼.. 저마다의 시간을 안고 저물어 갑니다.. 이 계절에 사랑한 것들을.. 다음 계절에 다시 만날 수가 있을까요.. 이 계절에 아까웠던 마음을.. 다음 계절에도 간직할 수 있을까요.. 모를 일입니다..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사연은 빛이 바래기도 하고.. 감정은 짙어지기도 하니까요.. 다만 사랑했음을 기억하는 일.. 그 하나로 지나가는 계절을 배웅합니다.. 비록 그 속에 포함된 사람까지는.. 차마 보낼 수 없을지라도.. 달리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늘 그랬듯이 잔잔한 강물처럼.. 소리없는 다짐과 감사의 인사로.. 바라보고 바램할 뿐.. 계절의 건널목에서..

Radio숲Ⅰ 2011.11.18

그리움의 향기..

날씨가 차가워집니다.. 가을이 가고 있다는 소리고.. 겨울이 다가온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기온이 떨어지면.. 문득 생각나는 향기가 있습니다.. 싸한 바람속에 떠오르는 향기는.. 묻어둔 그리움의 기억이기도 합니다.. 일상에 잊고 지내다가.. 불쑥 튀어나오는 참을 수 없음이기도 합니다.. 손을 잡고 걷던 길이.. 아련한 풍경속에 펼쳐지고.. 끝없이 나눈 대화의 토막들도.. 낙엽처럼 선명하게 생각납니다.. 그때는 지금을 몰랐지요.. 이렇게 될 줄 몰랐지요.. 시간이 가고 기억이 희미해지면.. 영영 잊혀질 거라 생각했지요.. 다시 생각해도 사랑한 사람은.. 그대뿐인데.. 다시 사랑해도 선택할 사람은.. 그대 한 사람인데.. 그때는 참 많이도 몰랐습니다..

Radio숲Ⅰ 2011.11.16

가을입니다..

가을입니다.. 길도, 사람도, 나무도.. 저마다 물들어 가는 가을입니다.. 꽃도, 바람도, 인연도.. 속절없이 흘러가는 가을입니다.. 지나가는 것은 지나가는대로.. 이유가 있겠지요.. 변해가는 것은 변해가는대로.. 까닭이 있겠지요.. 그리움이 떨어지고.. 그리움이 쌓여가고.. 그리움에 물드는.. 아, 가을입니다.. 살면서 감탄사같은 사랑을.. 한 번쯤 해 본 사람에게도.. 언젠가 느낌표같은 사랑을.. 스쳐 보냈던 사람에게도.. 가을입니다.. 할 일 없이도 바빠지는.. 부르는 곳 없이도 달려가고픈.. 그런 가을입니다.. 가을이 참 잘 익어가고 있습니다..

Radio숲Ⅰ 2011.11.12

마음이야기..

어떤 사람은 마음을 닫아두고 삽니다.. 그러면서 외롭다고 합니다.. 힘들다고 합니다.. 상처받을까 두렵다고 합니다.. 마음을 더 단단히 닫으려 합니다.. 사람이 외로운 것은 혼자라서 그렇습니다.. 영혼이 메말라가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손길이 그립기 때문입니다.. 마음에 탈이났기 때문입니다.. 닫힌 마음으로는 아무도 들어갈 수 없습니다.. 누구도 다가갈 수 없습니다.. 점점 더 멀어지고 고독해집니다.. 그래서 더 힘들어집니다.. 닫아둔 마음을 한번에 열기는 힘듭니다.. 햇살이 스며들만큼 조금씩.. 바람이 불어올만큼 천천히.. 마음을 여는 연습을해야 합니다.. 마음의 문은 밖에서 열 수 없습니다.. 오직 안에서 스스로 빗장을 풀어야 합니다.. 사랑에 힘겹다면 더 사랑하고.. 삶에 힘겹다면 더 치열하게 살아..

Radio숲Ⅰ 2011.11.08

정리된 마음..

뒤죽박죽 엉망입니다.. 정리안된 것이 왜 이리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부지런을 떨어보지만 표시나지 않습니다.. 쌓아두고 미뤄둔 것들로 가득합니다.. 마음 같아서는 단번에 버리고도 싶습니다.. 급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가벼운 일부터 다시 시작합니다.. 크다란 상자를 준비해서.. 필요없는 것들을 담습니다.. 빈 통은 금새 차버리고.. 다시 준비한 상자도 가득합니다.. 한동안 있는 줄도 몰랐던 것들이.. 이렇게나 많이 쌓여있었습니다.. 재활용이 가능한 것들을 분류하고.. 아예 쓸모없는 것을 쓰레기 봉투에 담고.. 종일 버리는 일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대신 그만큼 넓은 공간이 나타났습니다.. 자잘한 기억과 추억에 매여.. 버릴 생각조차 못했던 것들이였는데.. 치우고나니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 진작에 할 일..

Radio숲Ⅰ 2011.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