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아간다, 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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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가 좋았지..

지나간 시간을 돌아보며 말하곤 합니다.. '그때가 좋았지'.. 무엇이 좋았는지.. 어떻게 좋았는지 물어보면.. 저마다 대답이 다릅니다.. 정말 그때가 좋았을 수도 있고.. 오래전 그 시절이.. 망각과 각색을 거쳐.. 좋은 기억으로 변형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사실 대부분의 과거는.. 적당한 상실과 기억의 오류로.. 실제와는 다른 상태로 포장되어.. 새롭게 기억창고에 저장되곤 합니다.. 누구도 쉽게 증명할 수 없는.. 착색된 과거는 그래서 늘.. 아름답거나 행복하게 표현되기도 합니다.. 진실은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지난 시간이 좋았던 게 아니라.. 그 시절에는 지금보다 어렸던.. 젊었던 날들이 좋았다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청춘의 날이 좋지않을 이유가 어디 있을까요..

사진작가 엄마가 만들어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

©Robin Chavez 막 숲 속에서 나타난 듯한 귀여운 늑대 소년의 사진이 누리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작가 로빈 차베스(Robin Chavez)는 남편과 이혼을 하고 상처받은 아들 마크를 위로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주기 위해 일 년 간 함께 미국 곳곳을 여행한다. 여행에서 엄마 로빈과 아들 마크는 이 여행을 더 뜻깊게 추억하기 위해 평소 마크가 좋아하던 동물인 늑대의 코스튬을 입고 아름다운 대자연 속의 귀여운 아기 늑대가 된 마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고요하고 신비로운 숲 속과 넓고 푸른 바다, 아름다운 꽃이 가득한 들판이 있는 대자연 속에서 차분하게 서로를 위로하고 의지하며 아픈 시간을 이겨낸 엄마 로빈과 아들 마크의 사진은 많은 이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며 사랑받고 있다. ©Robi..

시간이 멈춘 곳..

시간은 멈추지 않는다.. 어김없이 흘러가고.. 거침없이 지나간다.. 시간은 결코 머무는 법이 없다.. 시간을 품은 빛이 우주를 달려와.. 우리에게 별의 반짝임을 알려줄 때.. 그 별의 시간은 아득한 과거에 존재하여.. 현실에서는 사라지고 없을 수도 있다.. 명멸하는 별처럼.. 우리의 삶을 관통하는 현실도.. 시간의 파도에 휩쓸려.. 더러는 묻히고 더러는 잠긴다.. 오직 사라지지 않는 기억만이.. 지나간 풍경을 붙잡고.. 그리운 순간을 다시 그려낸다.. 추억은 시간을 박제한 액자인 셈이다.. 다시 오지 않는.. 다시 볼 수 없는.. 다시 할 수 없는.. 모든 기억에 시간의 못을 박는다..

골목길의 추억..

골목길을 가다보면.. 비슷하면서도 다른.. 저마다의 취향을 알게 된다.. 담장을 너머 피는 꽃들도 그렇다.. 같은 시기에 피고지는 꽃들도.. 집주인의 성격을 닮아있다.. 어느 집은 화려하고, 누구네는 수수하다.. 집은 그렇게 주인을 닮는다.. 담장 아래 심어진 작은 화초도.. 얼마나 다양하고 풍부한지 모른다.. 맨드라미, 채송화, 과꽃, 꽈리꽃.. 볕이 드는 곳이면 어김없이 꽃이 피었다.. 누구나 기억하고.. 누구나 그리워하는.. 이제는 사라져가는 골목길의 풍경이다.. 골목길을 만나는 것 조차 힘든.. 아스라한 기억을 추억한다..

인생수업 1..

머리털이 아닌 몸털 가운데.. 흰색털이 보이는 나이가 되면.. 세상을 살아가는 자세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한다.. 생각이 달라지고.. 마음이 깊어지고.. 대화가 변하고.. 관심이 옮겨간다.. 살아온 시간보다.. 다가올 앞날을 기대하는.. 청춘의 날이 저물고.. 인생은 황혼의 경계를 넘어간다.. 여전히 부지런한 걸음으로.. 바삐 내딪는 이가 있고.. 자주 쉬어가며 미련의 뒷걸음으로.. 돌아보는 이도 있다.. 그러다가 문득 깨닫게 된다.. 달라진 것은 몸보다 마음이라는 것을.. 어느새 마음에서 욕심이 빠지고.. 하얗고 투명한 마음이 자라는 것을.. 그렇게 인생은 낯선 배움을 시작한다..

그때 그곳에서..

행복했던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면.. 언제나 변함없는 집이 나온다.. 그때 그곳에서.. 행복했던 유년의 모습과 함께.. 잊을 수 없거나.. 잊지 못하는 대부분의 기억도.. 옛집의 처마와 마루에서.. 시작되고 멈춘다.. 시간이 지나 변해버리고.. 세월의 흔적속에 사라지기도 했지만.. 기억 한켠에 생생하게 남아.. 언제나 반겨주는 가슴에 품은 집.. 그 골목, 그 시절.. 그 냄새, 그 사람들.. 시간의 사진관에 박제된.. 꿈같은 아쉬움..

겨울회상..

눈내린 날 아침.. 왠지 신이나서 일찍 돌아다니다보면.. 아직 아무도 밟지않은.. 뽀얀 눈밭이 선물처럼 기다리고 있었다.. 뽀드득거리는 눈소리를 발로 들으며.. 마치 땅을 차지한 이주민처럼.. 여기저기 발도장을 찍고다니다가.. 젖어버린 신발에 발이 시리기도 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보면.. 눈이 녹아있는 자리가 보이곤했는데.. 그곳에는 놀랍게도 초록풀이 자라고 있었다.. 마치 풀잎의 온기로 눈을 녹인듯이.. 살아있음을 증명하는 생생함에.. 신기해서 더 신나게 돌아다니다가.. 밥 때를 놓치지기 전에 집으로 가면.. 구수한 시레기된장국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한그릇의 맛이 무척이나 그리운 겨울이다..

겨울 고드름..

확실히 예전 겨울이 더 추웠다.. 기상대의 기록과는 별개로.. 겨울 추위를 심리적으로 비교하면.. 지나간 겨울이 확실히 추웠다.. 겨울 동장군이 고드름을 만들기 시작하면.. 더 이상 방안에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일단 팔보다 긴 고드름을 꺽어서.. 칼싸움을 해야했다.. 몇 번 무사처럼 휘두르다보면.. 어느새 고드름칼은 조각나버리고.. 한참 그렇게 열이나게 놀다보면.. 땀이 나고 목도 말랐다.. 그러면 고드름을 입안에 삼키고.. 아그작 씹어먹었다.. 겨울 고드름의 투명한 얼음맛.. 그보다 확실한 겨울맛은 없었다.. 겨우내 고드름이 시리도록 자랐다..

영국 사진작가가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인생 작품을 건진 사진작가의 희대의 역작이 공개됐다. 10일 아웃도어 허브 등 외신에 따르면 사진작가 에드 사이크스(43)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 인생에 길이 남을 희귀한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영국 웨스트요크셔주 핼리팩스에 사는 에드는 토요일 오후 새들의 사진을 찍기 위해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인 요크셔 자연보호구역을 찾았다. 보호구역 곳곳을 돌아다니던 중 우연히 하늘을 올려다 본 그는 평생 잊지 못할 경이로운 장면을 목격했다. 바로 수천 마리의 찌르레기 떼가 동시에 하늘을 날며 이동하는 모습을 포착한 것이다. 찌르레기는 포식자로 부터 안전하게 지내기 위해 거대한 무리를 지어 나타난다. 찌르레기는 마치 구름 모양을 바꾸는 것처럼 하늘을 가로 지르며 아름다운 이미지를 형..

가을냄새..

가을은 딴 계절과는 다른 냄새를 가지고 있었다.. 봄이 풋풋한 풀내음과 꽃향기를 품고 있다면.. 여름은 좀 더 진하고 강한 신록의 향을 가졌고.. 가을은 그것들이 익은 내음을 풍기고 있었다.. 비에 젖어 뒹구는 플라타너스 잎의 냄새와.. 여기저기 익은 채로 뒹구는 은행나무 열매의 냄새.. 담장 너머 화단에 심어진 진한 국화꽃향과.. 아궁이에 나무타는 냄새가 뒤섞인.. 한 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진한 향수같은.. 독특하고 깊은 계절의 냄새를 지녔다.. 마른 풀이나 갈대에서 풍기는 햇살냄새도.. 가을에만 맡을 수 있는 별향이다.. 무리지어 떨어진 단풍나무의 붉은 잎들이 내는.. 겨울을 부르는 독특한 주문같은 냄새며.. 옷장에서 새로 꺼낸 옷들에서 떨어져 나온.. 미쳐 떨어지지 않은 먼지냄새까지.. 가을은 참 ..

시간이 흐른 뒤에..

기억은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멈추어 있는 것이다.. 어디를 가더라도 따라오는.. 그림자와 달리.. 기억은 생성된 그 곳에 남겨진.. 흔적과도 같다.. 오래된 기억일수록.. 멈추어버린 시간의 먼지를 뒤집어쓰고.. 변색되거나 탈바꿈하기도 한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돌아보면 아름다운 시절도.. 속을 살펴보면 고통스럽고.. 눈물이 넘쳐나는 괴로운 순간이 있고.. 여전히 바보같은 선택이 있다.. 기억의 창을 닦는 것은.. 어쩌면 망각이라는 수건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