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아간다, 나무처럼..
Blog 숲

Radio숲Ⅴ 11

모든 날, 모든 시간..

세상에 아깝지 않은 날이 어디 있고.. 아쉽지 않은 순간이 어디 있겠습니다.. 모든 날 모든 순간이.. 아깝고 아쉬운 소중한 날이지요.. 같은 날도.. 같은 순간도.. 같은 느낌도.. 같은 마음도 없습니다.. 모두 다르고.. 조금씩 다릅니다.. 변하는 것이 정상이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런 줄 알면서도.. 잡고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다 알면서도.. 막고싶은 이별이 있습니다.. 참 아쉬운.. 그런 봄아 지나갑니다..

Radio숲Ⅴ 2024.04.15

집착..

집착이 심했습니다.. 유독 당신에게 더 그랬습니다..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치지 못했습니다.. 집착이 주는 가장 큰 고통은.. 잠시도 쉬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멈추지지 줄어들지도 않고.. 마냥 매달리게 됩니다.. 생각을 아무리 다르게해도.. 마음을 아무리 다잡아봐도.. 결국은 같은 것을.. 더 절실하게 욕망할 뿐.. 집착이 체념으로.. 체념에서 다시 분노로.. 분노가 상처로.. 상처가 결국 허무로.. 그렇게 몇 번의 변화를 거쳐.. 집착은 마침내 해방이 됩니다.. 집착했던 대상이 아니라.. 집착으로 부터 분리입니다.. 머리로는 알아도 마음은 쉽지 않습니다.. 어쩌면 평생일지도..

Radio숲Ⅴ 2024.01.21

존재와 관계..

우리에게는 저마다 풀 수 없는 문제가 있습니다.. 공통으로 묻는 존재의 이유가 그 하나이고.. 의미를 확인하지 못한 사람들과의 관계가.. 개인이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문제는 답을 찾아야 하지만.. 쉽게 답을 구하지 못하는 까닭에.. 날마다 다른 답을 마주하게 됩니다.. 어느 날은 좋고, 다른 날은 나쁜.. 삶의 명제인 만큼.. 저마다 각자의 답을 구해놓기는 했지만.. 가끔은 그 답의 자신없음으로.. 흔들리기도 합니다.. 삶에 대한 질문과 상대에 대한 의문은.. 나와 타인의 관계를 끊임없이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우리 사이가 어떠한지.. 삶은 그 어디쯤에서 부지런히 나아가는 여정입니다..

Radio숲Ⅴ 2023.11.06

청춘스케치..

한없이 눈부시고 아쉬운 청춘의 시기.. 나는 특별하게 부르는 무리에 속해있었다.. 소수.좌경.용공.분자.. 그것이 당시 이름표처럼 달고 다니던 좌표였다.. 학생운동이 노동현장을 거쳐.. 사회운동과 정치세력으로 확장을 도모하던 시기.. 참을 수 없는 불의에 항거하던 우리는.. 그렇게 청춘의 시간을 태워버렸다.. 무엇을 바라고 한 일도 아니고.. 무엇을 원해서 한 일이 아니였다.. 다만 최소한의 참과 진실을 갈망해서.. 스스로 옳은 선택이라 믿은 길을 택했을 뿐이다.. 시간이 지나고 돌아보면 찬란했던.. 청춘의 시간은 아스라히 멀어지고 있다.. 그 시절, 그 시대, 그 거리의 향기는.. 다만 기억에 남아 되새겨질 뿐.. 고맙고 미안한 청춘의 강물이 가끔은 그립다.. 어떤 이름으로 불리워지더라도.. 결코 퇴색..

Radio숲Ⅴ 2023.10.25

강아지..

시장바닥에 놓여진 바구니안에서.. 꼬물거리는 움직임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태어난지 며칠이 겨우 지난 강아지들이였다.. 문득 마음이 갔다.. 손바닥보다 작았다.. 다 자라도 두배 정도밖에 되지 않을 거라고 했다.. 물론 거짓말이였고.. 잡종개만큼 적당히 자랐다.. 가능한 편하게 키웠다.. 최대한 자유를 주었다.. 그러다보니 동네개가 되었다.. 아침나절에 나가면 해가져야 돌아왔다.. 어디서 멀하고 다니는지 묻지 않았고.. 대답해 줄 눈치도 아니였다.. 그렇게 삼년 키우다가 마당있는 집으로 보냈다.. 보내기 전에 이미 가있었다는 표현이 맞겠다.. 그렇게 단 한번 내 개를 가져보았고.. 다시는 개를 키울 생각을 안하고 있다.. 참 예쁘고.. 똑똑한 개였다..

Radio숲Ⅴ 2023.10.01

계절타기..

살집이 별로없는 체질이라.. 더위를 타지 않습니다.. 딱히 추위에도 강한 편이라.. 추운가보다 하고 맙니다.. 그렇다고 계절을 타지않는 것은 아닙니다.. 꽃이 피는 봄이면 설레이고.. 뜨거운 여름의 녹음이 아름답고.. 물들어가는 가을은 환상적입니다.. 그래서 봄도 타고, 여름도 타고, 가을도 탑니다.. 눈 내리는 겨울은 말할 것도 없이 빠져듭니다.. 사계절을 두루두루 즐기며 보내는 편이라.. 어느 한 계절만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사실 다 좋습니다.. 정확하게는 지금 이 순간이 좋습니다.. 머무는 자리, 머무는 시간이.. 소중하고 고맙습니다.. 당신은 어느 계절, 어떤 감정을 타시나요?..

Radio숲Ⅴ 2023.09.22

도중에 일어난 일..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할려고 옮기는 와중에.. 외장하드를 잃어버렸다.. 몇 년간 모은 이미지 자료들이.. 행방불명 상태가 된 것이다.. 중학생이 되고 그해 사월부터.. 일기를 썼다.. 그렇게 쓴 일기장이 라면박스 두 개가 넘었을 때.. 이사를 하는 도중에 모두 잃어버렸다.. 블로그에 일기삼아 글을 쓴지도 오래되었다.. 청춘의 흔적은 일기장에 담았고.. 이후의 삶과 생각은 블로그에 남겼다.. 그런데 이제 그만할까 생각하였다.. 사실 블로그는 한 사람을 위해서 시작한 일이었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내 딸.. 챙기지 못한 마음과 미안한 사랑을 담아.. 긴 시간 혼자서 글을 올리는 공간이었다.. 한동안 블로그를 멈추고.. 일상의 생활에 열중하였다.. 마침 계절도 바뀌고.. 흥미로운 풍경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Radio숲Ⅴ 2023.09.06

개인의 시대..

옆집은 물론 앞집, 뒷집까지 챙기고.. 그것도 모자라서 윗마을 아랫마을까지.. 힘과 뜻을 모아 살던.. 그래야만 살 수 있었던 시대가 저물고.. 옆집은 고사하고 한 집에 살아도.. 각자의 생활 환경과 활동 시간이 다르면.. 얼굴 마주보기가 힘든.. 초개인주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사람이라는 뜻의 한자 인이.. 두사람이 서로 의지하는 모습에서.. 본따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현생 인류는 이제 각자의 공간만 추구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많은 사람들이 원하거나 주문해서.. 일어난 일은 아닙니다.. 기술과 기기의 발달이 초래한 현상입니다.. 여전히 사람들은 무리 생활을 좋아하고.. 단체로 활동하는 것을 즐깁니다.. 다만 그 속에서 진정한 동료나 동지애는.. 과거와 비교할 바 없이 적고 낮습니다.. ..

Radio숲Ⅴ 2023.07.29

경이로운 나날..

게절이 바뀌고.. 날씨가 바뀌는 것이.. 당연하다고 느끼거나..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경이로움을 많이 잃어버린 것입니다.. 세상에 놀랍지 않는 일은 없고.. 경이롭지 않은 날은 없습니다.. 날마다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고.. 모든 순간 기적이 일어납니다.. 당신은 그것이 단조로운 일상의 단편이라고.. 메마른 감성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사실은 일상의 모든 날과 순간은.. 눈부시게 고마운 것으로 가득합니다..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세요.. 지쳐버린 어른의 당신이 순수했던 시절.. 모든 것이 신기하고 신비롭던.. 어린 시절의 경이로움을 되돌려보세요.. 경이로움을 많이 발견하고 사는 것.. 행복한 사람들의 비결입니다..

Radio숲Ⅴ 2023.07.20

마른 나무이야기..

밤낮없이 내리던 비가 잠시 멈춘 사이.. 오랫만에 산책을 했습니다.. 비에 젖은 세상이 맑은 날과 다르다고 느끼며.. 새삼스런 눈으로 주위를 살폈습니다.. 그러다가 나무 한그루를 보았습니다.. 잎이 돋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늘 말라있어서.. 죽은 나무라고 여겼던 나무입니다.. 큰 건물앞에 조성된 도시정원에.. 유독 메마른 나무가 있었습니다.. 봄이 오고 여름에 들어선지도 오래인데.. 언제나 마른 잎을 달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죽어버린 나무라고 단정했는데.. 이번 장마비에 되살아난 것입니다.. 말라비틀어진 갈색잎 사이로.. 연초록의 새잎들이 돋고 있었습니다.. 생명의 경이로움을 목격한 기쁨에.. 한동안 그 주위를 서성거렸습니다.. 이미 넘치게 내린 비가.. 앞으로도 더 내린다고 합니다.. 부디 안전과 ..

Radio숲Ⅴ 2023.07.15

세대통감..

우리는 분명.. 우리보다 앞선 세대보다.. 덜 힘들고, 더 편하며, 더 풍요롭고.. 덜 부지런하고, 덜 간절한 삶을 산다.. 먹는 것도, 노는 것도, 즐기는 것도.. 모두 앞세대는 상상할 수 없을만큼.. 여유롭고, 호화로우며, 더러 사치스럽다.. 넘치게 탐욕적이며 물질적이다.. 그리고 당연히 우리의 뒤에 선 세대는.. 우리와 모든 것이 다른 모습과 환경을 가졌다.. 일제강점기부터 해방과 전후세대를 거쳐.. 혁명과 민주화의 세대를 지나 태어난.. 황금의 세대는.. 실상 최고의 불행과 최악의 사회환경을 물려받은.. 불우한 세대일지도 모른다.. 치열한 시대상황이 그들의 현실이다.. 함께사는 세상이라는 모호한 말속에는..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이 포함되어 있으며.. 휘청거리는 청춘의 시간도 함께 연결되어 있다....

Radio숲Ⅴ 2023.07.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