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의 바람이 되어 / 임형주
올해 봄은 달랐습니다..
남녘에서 꽃소식이 있고나서..
이제나저제나 기다려야 피던 것이..
거의 동시에 전국적으로 꽃이 피었습니다..
그렇게 갑자기 봄이 왔습니다..
몇 년만의 이상기온이라는 언론의 호들갑이 아니여도..
무척이나 당황스러운 봄을 맞았습니다..
그렇게 짧은 봄은 지나가나보다 하였습니다..
잠시 동안의 봄을 지켜보았습니다..
봄날이 다저물어 간다고 느낄 무렵..
세월호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전국이 뜬 눈으로 몇날며칠을..
비통한 심정으로 지켜보았습니다..
말도 안되는 일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마음이..
안타까움을 넘어 고통스럽기만 합니다..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나날입니다..
꽃보다 천만배는 귀하고 아까운 생명이..
국토의 연안바다에서 쓰러져갑니다..
기적처럼 돌아오라고..
온 국민이 간절한 마음으로 빌고있는데..
봄처럼 그렇게 멀어져갑니다..
어쩌면 이 땅에 봄은 아직 오지않았나 봅니다..
봄이라면 이렇게 가슴이 시릴 수가 없습니다..
봄일리가 없습니다..
행복한 봄은 아직 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