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당이 무슨 재미가 있어.
옆에서 누가 아파서 쓰러져도
천사들이 달려와서 약먹여 줄테고
근심걱정 하나 없이 죽지만 않고
천날만날 살아있을 거라면,
하는 일도 없이 영원히 산다는 게 뭐가 좋아.
그래서 난 지옥 갈꺼야.
화상입은 사람보면
"그 무서운 불지옥에 계시군요, 뜨겁지요 ?"
피흘리며 고통받는 사람보면
"아직도 바늘지옥에 계시나요, 따갑지요 ?"
다 떨어진 옷에 냄새 풍기며 다가와도
얼굴 찌푸리지 않고
"똥바다가 깊다지요. 그동안
수영은 좀 늘었나요 ?" 물어보고,
"그래도 저보닷 낫네요.
저는 빈대지옥에 살거든요. 두달뒤엔
모기지옥으로 옮겨 준데요."
얼마나 정겹냐구.
배고픈 사람이 굶는 심정 안댔어.
자기만 알고, 먹고, 놀고, 쉬고, 싸는
이기적인 행복한 천당보다
차라리 난 못난 가슴끼리 부대낄 줄 아는
그래서 눈물 함께 흘릴 수 있는
그런 지옥에 살고 싶어.